출장이나 여행에서 다른 사람과 방을 쓴 뒤 처음으로 이갈이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같이 잔 동료가 제가 이를 간다고 했어요. 스플린트 같은 장치를 해야 하나요?"
"가끔 아침에 일어나면 턱이 뻐근해요."
이 환자도 2023년 4월 비슷한 질문으로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갈이 소리가 들렸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람에게 장치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이갈이용 교합안정장치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사용하는 구강내 장치는 같은 장치가 아닙니다.
두 장치는 수면 중 입에 착용하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교합안정장치는 주로 치아 보호와 턱 증상 관리에 사용하고, 수면무호흡장치는 아래턱 위치를 바꾸어 숨길을 확보하는 데 사용합니다.
이를 간다는 말만으로 병이라고 봐야 할까요?
국제 합의문은 수면 이갈이를 잠자는 동안 나타나는 리드미컬하거나 비리드미컬한 저작근 활동으로 설명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수면 이갈이는 그 자체로 항상 질환이라기보다 치아 마모, 보철물 파절, 아침 턱 근육 피로와 통증 같은 결과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행동으로 봅니다.[1]
따라서 다음 정보를 함께 확인합니다.
- 가족이나 동료가 반복적인 이갈이 소리를 들었는지
- 아침에 턱이나 관자놀이가 뻐근한지
- 치아 마모와 파절, 보철물 손상이 있는지
- 잠에서 자주 깨거나 낮에 졸린지
-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멈춤이 관찰되는지
- 턱관절 통증, 소리, 걸림과 입 벌림 제한이 있는지
소리만으로 활동의 강도와 건강 영향을 모두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필요하면 문진과 구강검사에 더해 근전도 또는 수면검사 같은 객관적 평가를 고려합니다.[1]
이갈이용 장치는 무엇을 지키려는 걸까요?
이갈이용 마우스피스라고 부르는 장치 가운데 하나가 교합안정장치 또는 스플린트입니다. 일반적으로 치아를 덮어 직접적인 마모와 과도한 힘으로부터 치아와 수복물을 보호하고, 턱관절과 저작근의 증상을 관리하는 데 사용합니다.
다만 장치를 착용했다고 수면 이갈이 활동 자체가 없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2021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교합안정장치가 무치료나 다른 치료보다 이갈이를 줄이는지 판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2]
그래서 장치의 목표는 환자마다 다르게 정해야 합니다.
- 치아와 보철물 보호
- 아침 턱 근육 피로와 통증 관리
- 턱관절 부담 조절
- 장치 사용 중 증상과 교합 변화 관찰
수면무호흡 구강내 장치는 아래턱 위치를 바꾸는 치료입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사용하는 치과 구강내 장치를 일상적으로 수면무호흡장치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형태는 하악전방이동장치(Mandibular Advancement Device, MAD)이며, 줄여서 MAD라고도 부릅니다.
MAD는 위아래 치아를 함께 이용해 아래턱을 환자에게 적절한 범위에서 앞으로 유도하고, 수면 중 상기도가 좁아지는 현상을 줄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갈이용 교합안정장치와 입안에 끼우는 모양은 비슷해 보여도 설계와 치료 목표가 다릅니다.
수면의학 진료지침에서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양압기를 견디기 어렵거나 다른 치료를 선호할 때 수면의학 의사의 처방과 치과의사의 맞춤형·조절 가능한 장치 제작을 권고합니다. 치료 효과는 증상만이 아니라 추적 수면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3]
즉 두 장치는 다음처럼 구분됩니다.
| 구분 | 이갈이용 교합안정장치 | 수면무호흡장치·MAD |
|---|---|---|
| 주된 목적 | 치아·보철물 보호와 턱 증상 관리 | 수면 중 상기도 폐쇄 감소 |
| 아래턱 위치 | 안정적인 교합 접촉을 설계 | 아래턱을 치료 위치로 전진 |
| 진단 | 이갈이 병력, 치아와 턱 검사 | 수면의학적 진단과 수면검사 |
| 효과 확인 | 치아 손상과 턱 증상, 장치 적합도 | 증상과 객관적인 수면 지표 |
모양이 비슷해 보여도 치료 목적과 설계가 다릅니다.
이갈이 장치가 수면무호흡도 치료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게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교합안정장치가 치아와 턱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수 있지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도록 아래턱 위치를 조절한 장치는 아닙니다. 반대로 하악전방이동장치는 수면호흡을 위해 아래턱 위치를 바꾸므로 치아·교합·턱관절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3][4]
2023년 이 환자의 기록에는 수면다원검사 결과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진단이 없습니다. 따라서 장치 사용 뒤 이갈이 소리가 들리지 않고 아침 뻐근함이 줄었다는 환자 보고를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됐다는 근거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코골이나 호흡 멈춤, 심한 주간 졸림, 아침 두통과 고혈압 등이 의심된다면 일반 이갈이 장치로 먼저 판단하기보다 수면의학적 평가가 우선입니다.
2023년 4월: 출장에서 이갈이 소리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환자는 출장을 가면 동료와 방을 함께 쓰곤 했습니다. 동료에게 잠자는 동안 이를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스플린트 같은 장치가 필요한지 상담했습니다.
본인이 느낀 증상은 가끔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턱 뻐근함이었습니다.
맞춤형 장치를 사용한 뒤 환자는 이 가는 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했다는 주변의 관찰과, 장치가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아침 뻐근함도 줄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경과는 한 환자의 주관적 보고입니다. 수면 중 저작근 활동을 근전도나 수면검사로 전후 비교한 결과가 아니므로 이갈이가 완전히 소실됐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턱관절 문제는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 장치 상담과 그 뒤의 턱관절 진료를 하나의 연속된 치료로 합쳐서는 안 됩니다.
이 환자는 2024년 3월 오른쪽 턱관절에 입을 벌릴 때 통증이 생겨 다시 진료받았습니다. 당시 장치는 매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사용 중이라고 했습니다. 통증이 줄어든 뒤에도 입을 벌릴 때 오른쪽 턱이 걸리는 듯한 느낌이 남았다가 이후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표현했습니다.
2025년 3월에는 오른쪽 귀 아래 통증과 개구 제한이 약 한 달 이어졌습니다. 보존적인 물리치료 뒤 입 벌림 범위가 회복됐고, 추가 경과 확인에서 불편이 줄었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오른쪽 턱 통증이 다시 3~4일 지속됐고, 가만히 있을 때도 욱신거리며 식사 때 벌리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첫 기록의 통증점수는 6점이었습니다. 물리치료와 경과 관찰을 이어가면서 증상이 줄었지만, 11월 초에는 잠잘 때 이를 갈았는지 왼쪽 턱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11월 13일에는 통증이 없다고 해 이 시기의 치료를 마쳤습니다.
2026년에는 하품할 때 왼쪽 턱이 아픈 시기와 오른쪽 턱의 뻐근함이 번갈아 기록됐습니다. 8월 초에는 식사 중 왼쪽이 아팠다가 오른쪽의 뻐근함이 남았고, 이후 다시 괜찮아졌다고 했습니다.
이 장기 기록은 장치를 한 번 만들면 이후의 모든 턱관절 증상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턱관절 증상은 시기와 방향, 활동 부하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고, 장치 적합도와 사용 목적도 증상이 바뀔 때마다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장치를 오래 보관했다가 다시 사용해도 될까요?
장치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거나 치과 치료, 치아 이동, 체중과 수면 상태 변화가 있었다면 그대로 다시 끼기 전에 적합도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으면 점검이 필요합니다.
- 장치가 한쪽만 닿거나 지나치게 꽉 낀다
- 아침에 치아 맞물림이 오래 달라져 있다
- 착용 뒤 턱 통증이나 두통이 심해진다
- 입 벌림이 줄거나 턱이 걸린다
- 코골이와 호흡 멈춤이 새로 관찰된다
- 치아 치료나 보철물 교체 뒤 장치가 맞지 않는다
수면무호흡 구강내 장치는 특히 아래턱의 치료 위치를 조절해야 하므로 증상이 좋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전진량을 임의로 늘리지 않습니다. 치료 효과와 부작용, 장기 착용 가능성을 함께 만족하는 위치를 찾습니다.[4]
수면 이갈이와 수면무호흡이 함께 있을 수도 있습니다
두 현상이 한 사람에게 함께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가 있으면 다른 하나도 반드시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수면 이갈이는 수면 중 저작근 활동이고,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반복적인 상기도 폐쇄로 호흡이 줄거나 멈추는 수면호흡장애입니다. 함께 의심되면 각각의 질문과 검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수면 이갈이를 확인하는 단서
- 가족이 이 가는 소리를 들음
- 치아 마모와 파절
- 아침 턱 근육 피로
- 교근·관자놀이 통증
수면무호흡 평가가 필요한 단서
- 심한 코골이
- 수면 중 목이 막히거나 호흡이 멈춘다는 관찰
- 숨이 차서 깸
- 충분히 자도 심한 주간 졸림
- 아침 두통과 집중력 저하
수면무호흡증은 소리나 증상만으로 확진하지 않으며, 수면의학적 평가와 필요한 수면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3]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첫째, 다른 사람이 들은 이갈이 소리와 아침 뻐근함은 장치 상담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장치 필요성을 그것만으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둘째, 이갈이용 교합안정장치는 치아와 턱을 보호하는 목적이고, 수면무호흡 구강내 장치는 아래턱을 전진시켜 수면호흡을 치료하는 목적입니다.
셋째, 장치 사용 뒤 소리와 아침 증상이 줄었다는 환자 보고는 의미가 있지만 수면 이갈이의 완전 소실이나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증명하지 않습니다.
넷째, 이후 수년 동안 턱 통증이 여러 차례 다시 나타난 기록은 장치 하나로 모든 시기의 턱관절 상태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증상이 달라지면 장치와 턱 기능, 수면호흡을 다시 구분해 평가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잠잘 때 이를 간다는 말을 들었다면 먼저 치아 손상과 아침 턱 증상, 턱관절 기능을 확인합니다. 치아와 턱을 보호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환자의 치열과 턱 상태에 맞는 교합안정장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코골이와 호흡 멈춤이 의심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수면무호흡증을 먼저 진단하고, 구강내 장치가 적합한 경우에는 수면의학과 치과가 함께 맞춤형 하악전방이동장치를 계획해야 합니다.
이갈이용 마우스피스와 수면무호흡장치는 비슷하게 보여도 목적이 다릅니다. 장치 이름보다 어떤 문제를 진단했고 무엇을 보호하거나 치료하려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본문의 대괄호 숫자 [1]~[4]는 아래 같은 번호의 참고문헌과 대응합니다.
[1] Lobbezoo F, Ahlberg J, Raphael KG, et al. International consensus on the assessment of bruxism: Report of a work in progress. *Journal of Oral Rehabilitation*. 2018;45(11):837-844. DOI: 10.1111/joor.12663
[2] Hardy RS, Bonsor SJ. The efficacy of occlusal splints in the treatment of bruxism: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Dentistry*. 2021;108:103621. DOI: 10.1016/j.jdent.2021.103621
[3] Ramar K, Dort LC, Katz SG, et al.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Treatment of Obstructive Sleep Apnea and Snoring with Oral Appliance Therapy.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2015;11(7):773-827. DOI: 10.5664/jcsm.4858
[4] Sheats R, Essick G, Grosdidier J, et al. Identifying the Appropriate Therapeutic Position of an Oral Appliance. *Journal of Dental Sleep Medicine*. 2020;7(4). DOI: 10.15331/jdsm.7158
원문 증례
영상 설명
수면무호흡장치와 MAD 설명을 영상으로 보기
영상의 3분 34초부터 수면무호흡장치와 하악전방이동장치(Mandibular Advancement Device, MAD)를 설명하는 부분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이갈이용 교합안정장치와는 목적과 진단 과정이 다릅니다.
턱관절 이갈이 장치 ‘이것’ 권하면 당장 도망치세요.
3분 34초부터 수면무호흡장치와 하악전방이동장치(Mandibular Advancement Device, MAD)를 구분해 설명하는 부분으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