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였습니다.
평소처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텐데, 갑자기 한쪽 턱이 아프기 시작하면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더구나 현재 치아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면 생각이 더 복잡해집니다.
“치아 교정치료 때문에 그런가?”
“교정 중인데 턱이 이렇게 아파도 되는 건가?”
“턱이 빠진 건 아닐까?”
“연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이번에 오복만세치과를 찾은 환자도 비슷했습니다.
환자는 다른 치과에서 약 2년 동안 치아 교정치료를 받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추석 연휴 중 갑자기 왼쪽 턱관절 부위에 통증이 시작됐습니다.
환자는 첫날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왼쪽 턱관절이 아파요.”
“어제 턱관절을 다친 것 같아요.”
“입을 벌린 채 어디에 눌린 것 같은 느낌이에요.”
“힘주고 씹을 수가 없어요.”
“왼쪽으로는 씹을 수가 없어요.”
전날부터 갑자기 통증이 시작됐고, 직후에는 귀 앞쪽도 아팠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턱에서 소리가 나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한쪽으로 음식을 씹기 어려울 정도로 갑자기 기능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치아 교정치료 중 턱관절이 아프면 치아 교정치료 때문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치아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시기에 턱관절 통증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 두 가지가 곧 원인과 결과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
턱관절장애는 턱관절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저작근, 외상, 이악물기와 이갈이, 생활습관, 통증에 대한 민감도 등 여러 요인이 함께 관여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치아 교정치료 중에 생겼으니 교정 때문일 것이다”라고 먼저 결론을 내리기보다 현재 턱관절과 근육, 턱의 움직임, 치아 맞물림과 증상이 시작된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치과계에서도 논쟁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치아의 맞물림이나 치아 교정치료가 턱관절장애의 중요한 원인일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연구가 축적되면서 이야기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201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치아 교정치료와 턱관절장애 사이에 명확한 원인-결과 관계를 뒷받침할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치아 교정치료가 턱관절장애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근거 역시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1]
2026년 발표된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도 6,971명의 자료를 분석했을 때 치아 교정치료 병력과 턱관절장애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구 수가 많지 않고 근거의 확실성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
결국 현재 근거로는
“치아 교정치료가 턱관절장애를 만든다.”
라고 단정하는 것도,
반대로
“치아 교정치료와 턱관절은 전혀 관계가 없다.”
라고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치아 교정치료 중이라는 사실은 왜 중요할까요?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과, 치아 교정치료 중이라는 정보를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치아 교정치료를 하는 동안에는 치아의 위치와 치아가 맞닿는 위치가 계속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턱관절 통증이 새롭게 생겼다면
현재 어느 치아가 먼저 닿는지,
턱을 움직일 때 어느 쪽으로 편위되는지,
입을 벌리고 다무는 과정이 원활한지,
관절 주변에 통증이 있는지,
저작근이 지나치게 긴장해 있는지,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가 느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치아가 갑자기 안 맞는 것 같다.”
“턱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제부터 한쪽으로만 씹게 된다.”
“턱이 빠진 것 같다.”
같은 표현이 있다면 단순히 통증의 강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턱의 기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턱이 빠진 것 같아요”라는 말이 실제 턱관절 탈구라는 뜻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환자들이 사용하는 “턱이 빠졌다”는 표현은 상당히 넓습니다.
실제로 턱관절이 탈구돼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턱이 한쪽으로 틀어진 느낌,
갑자기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느낌,
치아가 이전과 다르게 맞는 느낌,
한쪽 턱에 통증이 심해 턱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환자는 흔히
“턱이 빠진 것 같아요.”
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환자의 표현만으로 진단을 정하기보다는 실제 턱의 움직임과 관절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환자 역시 추석 연휴에 갑자기 증상이 발생하면서 상당히 불안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첫날부터 모든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급성으로 턱이 아프다고 해서 첫날부터 모든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먼저 환자가 입을 어떻게 벌리고 다무는지 봅니다.
입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입을 벌릴 때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턱관절 부위를 눌렀을 때 어디가 아픈지,
씹는 근육은 어떤 상태인지,
현재 치아 맞물림은 어떻게 느끼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번 환자는 통증이 상당히 예민한 상태였습니다.
촉진할 때도 통증이 심했기 때문에 첫날에는 무리하게 많은 치료를 하기보다 물리치료를 중심으로 진료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급성 통증에서는 항상 “무엇을 더 할 것인가”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하지 말아야 할 치료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치아 교정치료 중인 환자라면 턱이 아프다고 해서 급하게 치아의 맞물림을 바꾸거나 교합을 삭제하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현재 상태를 충분히 평가한 뒤 판단해야 합니다.
턱관절장애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에서도 보존적이고 가역적인 접근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현재의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5]
그런데 다음 날 환자가 다시 글을 남겼습니다

진료 다음 날 환자가 남긴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석 연휴 중 왼쪽 턱이 빠진 것 같아 무서웠는데,
다행히 일요일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진료 다음 날 아침에는
“많이 호전된 것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의료진이 친절했고 믿음이 갔다는 이야기도 남겨주셨습니다.
물론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번 환자가 하루 만에 많이 편해졌다고 해서 모든 급성 턱관절 통증이 한 번의 치료로 좋아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환자마다 원인과 상태가 다르고 치료 경과도 다릅니다.
그래도 급성 통증이 발생했을 때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초기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가 며칠을 보내는 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이번 환자를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복만세치과는 왜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턱관절 환자를 진료할까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턱관절은 병원이 문을 여는 날을 골라서 아프지 않기 때문입니다.
턱관절 통증은 월요일 오전 10시에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갑자기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한쪽 턱으로 씹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설날이나 추석 연휴에 갑자기 턱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의료진의 입장에서 하루나 이틀은 짧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고,
하품하기도 무섭고,
턱이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환자에게는
연휴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며칠이 상당히 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환자처럼 이미 치아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더 불안할 수 있습니다.
“치아 교정치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지금 쓰고 있는 교정장치 때문인가?”
“교정치과가 다시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턱관절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다만 날짜별 휴진이나 진료시간 변경이 있을 수 있으니, 방문 전 진료일정을 확인해 주세요.
치아 교정치료 중 턱관절이 아프면 교정치료를 중단해야 할까요?
이 역시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턱관절 통증이 생겼다고 해서 환자가 스스로 치아 교정치료를 중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상당한 통증이나 개구제한이 있는데도 아무 확인 없이 기존 치아 교정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항상 적절한 것도 아닙니다.
현재 증상이 어떤 상태인지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치아 교정치료를 담당하는 치과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후 계획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통증이 심하거나 턱 움직임이 크게 제한된 시기에는 새로운 비가역적 치료 결정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휴일이라도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턱에서 예전부터 소리가 조금 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이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급하게 치과를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변화가 갑자기 생겼다면 한번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평소에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입이 잘 벌어지지 않습니다. - 입을 다물기 어렵습니다. - 한쪽으로는 음식을 씹기 어려울 정도로 아픕니다. - 턱이 평소와 다른 위치에 있는 느낌이 듭니다. - 갑자기 치아가 이전과 다르게 맞는 느낌이 듭니다. - 얼굴이나 턱에 충격을 받은 뒤 통증이 시작됐습니다. - 턱관절 통증과 함께 붓기나 심한 외상이 있습니다.
특히 심한 외상이 있었거나 골절 또는 실제 탈구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턱관절 진료만으로 끝내기보다 구강악안면외과나 응급진료가 필요한 상황도 있습니다.
모든 턱관절 통증을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턱에서 오래전부터 소리가 났지만 통증이 없고,
입을 벌리고 씹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면
이번 환자와 같은 급성 상황과는 다릅니다.
턱관절장애는 증상이 오르내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턱에서 소리가 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과도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턱관절 진료를 한다고 해서 모든 턱관절 환자가 휴일에 급하게 와야 한다는 뜻 역시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갑자기 이전과 다른 변화가 생겼느냐입니다.
치아 교정치료 중이던 환자를 보면서 다시 생각한 것
이번 환자는 치아 교정치료를 받은 지 약 2년 정도 지난 상태에서 추석 연휴 중 갑자기 왼쪽 턱관절 통증이 발생했습니다.
치아 교정치료를 받던 중 턱이 아파졌다고 해서
“치아 교정치료 때문에 생겼다.”
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연구 역시 그런 단순한 인과관계를 뒷받침하고 있지 않습니다. [1][2]
그렇다고 치아 교정치료 중이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치아가 어떻게 맞물리고 있는지,
턱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증상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시작됐는지,
관절과 근육이 어떤 상태인지를 함께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가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턱관절 환자를 보는 이유입니다.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밥을 제대로 씹지 못하고,
턱이 빠진 것 같아 걱정되는 환자에게
“연휴가 끝난 뒤에 보겠습니다.”
라는 며칠은 생각보다 길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치료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확인하고,
현재 필요한 치료를 하고,
당분간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설명해드리는 것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턱관절은 평일에만 아프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복만세치과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턱관절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1] Fernández-González FJ, et al. Influence of orthodontic treatment on temporomandibular disorders. A systematic review. J Clin Exp Dent. 2015;7(2):e320-e327. 치아 교정치료 및 부정교합과 턱관절장애 사이의 관계를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입니다. 연구 결과가 상당히 이질적이었으며, 치아 교정치료와 턱관절장애 사이에 직접적인 원인-결과 관계가 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논문
[2] Lang X, Guo G, He Z. Correlation between temporomandibular disorders and the history of orthodontic treat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Medicine (Baltimore). 2026;105(27):e49626. 2026년에 발표된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입니다. 5개 연구, 총 6,971명을 분석한 결과 치아 교정치료 병력과 턱관절장애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OR 1.12, 95% CI 0.67–1.89). 다만 근거 확실성은 매우 낮아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밝혔습니다. 논문
[3] Macfarlane TV, et al. Twenty-year cohort study of health gain from orthodontic treatment: temporomandibular disorders. Am J Orthod Dentofacial Orthop. 2009;135:692.e1-692.e8. 장기간 추적 관찰에서 과거 치아 교정치료가 이후 턱관절장애 발생이나 지속과 뚜렷하게 연결되지 않았다는 연구로, 이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도 포함됐습니다. 논문
[4] Michelotti A, Iodice G. The role of orthodontics in temporomandibular disorders. J Oral Rehabil. 2010;37(6):411-429. 치아 교정치료와 턱관절장애의 관계를 정리한 리뷰로, 턱관절장애의 다요인적 특성과 치아 교정치료를 단순한 원인 또는 치료법으로 해석하는 데 대한 주의를 강조한 문헌입니다. 논문
[5] 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Temporomandibular Disorders: Priorities for Research and Care. Washington, DC: National Academies Press; 2020. 턱관절장애 관리에서 비가역적인 교합 변화나 침습적 치료를 서두르기보다, 환자 상태에 맞는 보존적·가역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현대적 TMD 관리 원칙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보고서